키위세이버 완전 정복 (가입조건, 정부보조금, 첫주택구매)

뉴질랜드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라면 65세 미만일 때 키위세이버(KiwiSaver)에 가입할 수 있고, 매년 최대 521달러의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제도를 접했을 때 "일하지 않아도 65세가 되면 주당 450불 정도 연금을 준다는데, 키위세이버까지 필요한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둘은 완전히 다른 제도였습니다. 일반 국가연금(NZ Superannuation)은 누구에게나 주는 기본 생활비 개념이고, 키위세이버는 본인이 적립해서 노후 자금을 더 두둑하게 만들거나 생애 첫 주택을 살 때 목돈으로 쓸 수 있는 투자형 연금 상품입니다.

키위세이버 (가입조건, 정부보조금, 첫주택구매)


가입조건

키위세이버 가입 대상은 65세 미만의 뉴질랜드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입니다.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면 자동으로 가입되는데, 이게 좀 독특한 시스템이라고 느꼈습니다. 한국처럼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게 아니라, 고용주가 알아서 등록해주고 급여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물론 가입 후 2~8주 이내에 탈퇴(Opt-out) 신청을 할 수 있지만, 한 번 탈퇴하면 다시 가입하려면 번거로워서 대부분 그냥 유지하는 편입니다.

적립 방식은 본인 급여의 일정 비율을 선택해서 넣는 구조입니다. 3%, 4%, 6%, 8%, 10% 중 하나를 고르면 되는데, 저는 처음엔 부담 없이 3%로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고용주가 최소 3%를 추가로 넣어주니까, 실제로는 급여의 6% 이상이 자동으로 쌓이는 셈입니다. 이 부분이 키위세이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본인이 조금만 넣어도 고용주와 정부가 돈을 보태주니까, 시간이 지나면 꽤 큰 목돈이 됩니다.

정부보조금

키위세이버의 핵심은 바로 정부 기여금(Member Tax Credit)입니다. 매년 본인이 1,042.86달러 이상을 적립하면, 정부가 그 절반인 최대 521.43달러를 추가로 넣어줍니다. 쉽게 말해 내가 1,000불 넣으면 정부가 500불을 더 얹어주는 식이라서, 사실상 50% 수익률이 보장되는 셈입니다. 이건 은행 예금이나 주식 투자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확실한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혜택을 받으려면 매년 일정 금액 이상을 꾸준히 넣어야 합니다. 제 지인 중에 급여 비율을 너무 낮게 설정해서 정부 보조금을 다 못 받는 경우를 봤는데, 그건 정말 아까운 일입니다. 연간 약 1,043달러만 채우면 되니까, 월 87달러 정도만 적립하면 최대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금액을 맞추기 위해 급여 비율을 조정했고, 덕분에 매년 500달러가 넘는 보너스를 자동으로 받고 있습니다.

정부 기여금 외에도 고용주 보조금(Employer Contribution)이 있습니다. 고용주는 직원 급여의 최소 3%를 키위세이버 계좌에 넣어줘야 하는데, 이건 법적 의무사항입니다. 즉, 본인 3% + 고용주 3% + 정부 보조금까지 합치면, 실제로는 내가 낸 금액보다 훨씬 많은 돈이 계좌에 쌓입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키위세이버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효율적인 노후 준비 수단으로 꼽힙니다.

첫주택구매

키위세이버는 만 65세 이후에 인출할 수 있지만,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할 때는 예외적으로 조기 인출이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젊은 층에게는 엄청난 메리트입니다. 뉴질랜드 집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첫 주택 구매자들은 보통 디파짓(Deposit) 마련에 애를 먹는데, 키위세이버를 활용하면 그 부담을 확 줄일 수 있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키위세이버로 모은 돈을 디파짓으로 쓰고 집을 산 케이스를 여러 번 봤습니다.

첫 주택 구매 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은 본인이 넣은 돈과 고용주·정부 기여금을 모두 합친 금액에서, 최소 1,000달러만 계좌에 남기면 됩니다. 예를 들어 계좌에 5만 달러가 있다면, 4만 9천 달러를 빼서 주택 구매에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는 첫 주택 구매자에게 추가로 최대 5,000달러의 보조금(First Home Grant)을 더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소득 기준과 주택 가격 상한선이 있어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인출 조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키위세이버에 최소 3년 이상 가입되어 있어야 합니다.
  2. 본인이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여야 합니다.
  3. 해당 주택이 본인 거주 목적이어야 하며, 투자용은 안 됩니다.
  4. 계좌에 최소 1,000달러는 남겨둬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제도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노후 준비와 주택 구매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지원해주니까, 젊을 때부터 장기적인 재정 계획을 세우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다만 펀드 운용사 선택은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ANZ, ASB, Westpac 같은 대형 은행뿐 아니라 수십 개의 펀드 매니저가 있는데, 수익률 편차가 꽤 큽니다. 제 지인 중 한 명은 Conservative(안정형) 펀드를 골랐는데 수익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나중에 Growth(성장형)으로 바꾼 적이 있습니다.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내 펀드 성과를 체크하고, 필요하면 옮기는 게 좋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경제적 어려움(Significant Financial Hardship) 사유로 조기 인출하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키위세이버는 장기 투자 상품이라서 중간에 빼면 복리 효과를 못 누립니다. 저라면 웬만하면 끝까지 유지하고, 정말 급할 때만 인출 신청을 고려할 것 같습니다. 결국 키위세이버는 정부와 고용주가 함께 돈을 넣어주는 거의 유일한 제도니까, 최대한 활용하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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